Chaekgeori: The Power and Pleasure of Possessions in Korean Painted Screens” | Dahal Media, SUNY Press, 2017

Jinyoung Jin, Director of Cultural Programs, Charles B. Wang Center
"Her painting expresses this fundamental, human philosophy in a way that bridges both the past and the modern times. However, the objects in Lee’s painting are not employed to critique the negative aspects of materialism. Rather, the painting is an interpretation of how the materialistic yearnings of humankind can be a positive element in modern society, if such energies are directed to urge people to do their earnest best to obtain their desires."

"Lee has abstracted “consumption” as the theme for her contemporary chaekgeori by actively seeking personal gratification through images of books and commodities, as if the popular demand of chaekgeori was an envious imitation of elite conspicuous consumption."

월간민화, 2017년 3월호 ‘지상초대전'

변종필 미술 평론가, (전)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장, (현)제주현대미술관장
"김소연 민화에서 주목할 또 하나는 빼어난 장식성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기법이다. 구성과 형식, 기법 등에서 현대 민화에 새로운 형식의 패턴(Pattern)을 제시한 조형성은 그녀의 민화가 지닌 장점이다."

"궁극에 김소연의 민화는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의 삶의 최대 목적은 ‘행복추구’라는 단순논리에 근원을 두고 있다. 이 근원에서 전통 민화가 추구했던 조형어법을 자신만의 현대적 화풍으로 재구성하여 민화의 미적가치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즉, 무병장수, 충효, 사랑 등 보편적 욕망이나 대의보다는 사적인 희망과 욕망을 세련된 장식미와 조형미로 구현하고 있다. 시대는 선택할 수 없다. 주어질 뿐이다. 그러나 시대정신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대 민화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정신이 아닌현대인의 시대상을 담아야 하는 까닭이다."

"현대인은 욕망의 과잉시대에 살고 있다.갖고 싶고, 이루고 싶은 욕망이 끝이 없다. 김소연의 민화는 인간의 행복을 물질소유의 여부로 판단한듯 보이지만, 결국은 정신적 만족의 여부가 행복의 가치를 좌우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 민화가 더는 무명화가의 그림이 아닌 이상 자신만의 스토리와 독창성 획득은 필수이다. 이는 민화가 무의미한 감각적 욕구충족이 아닌 현대인의 꿈과 희망을 비추는 심경心鏡이자 현대미술에서논의의 대상(예술)이 되기 위한 요건이다. 결국, 인간의 기본 욕망을 표현하는 많은 작가 중 한국 민화의 대표성을 이어가는 것은 뚜렷한 자기 세계를 지속하는 작가일 것이다. 개별성 짙은 조형미를 추구하는 김소연 작가의 색다른 민화 탐미에 흥미를 갖는 이유이다."

계간수필, 2020

정병모, 경주대학교 교수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은, 욕망은 도덕질서가 금지하는 어떤 것을 지향한다고 했다. 조선시대 역사 속에서 욕망과 도덕은 시소를 타는 상대적인 가치였다. 유교 도덕이 성할 때에는 욕망이 움츠렸고, 욕망이 성할 때는 도덕이 한발 물러섰다. 정조 때 비로소 도덕의 시대에서 욕망의 시대로 변했다. 물건에 인간의 욕망이 깃들어 있기에, 이념의 시대에서 물건의 시대로 바뀐 것이다. 이런 변화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책거리다. 책거리는 조선을 대표하는 정물화다. 일상의 물건을 그리는 서구의 정물화와 달리, 책거리에는 유교국가인 조선시대에 가장 선호한 책과 물건들이 등장한다. 그 속에 장엄한 역사가 있고 다채로운 스토리가 깃들어있다.

그런데 책거리에 욕망이 가득 차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스페파니 리(Stephanie S. Lee)는 그의 장식장에 로얄 코펜하겐(Royal Copenhagen) 도자기들을 가득 진열했다. 로얄 코펜하겐은 현대인의 욕망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1775년 덴마크 황태후였던 줄리안 마리의 후원으로 설립된 덴마크 왕실 도자기로, 물결무늬 아래에 ‘PURVEYOR TO HER MAJESTY THE QUEEN OF DENMARK’(덴마크 여왕 폐하를 위한 납품업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조선시대에는 완물상지(玩物喪志), 즉 물건에 빠지면 뜻을 잃는다고 늘 경계했다. 물건은 근원적으로 금지된 욕망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조선인의 욕망인 책과 청나라 물건을 뺀 자리를 현대인이 선호하는 고급 도자기로 가득 채웠다. 현대인의 욕망을 극대화하기 위한 그만의 장치인 것이다."

"김소연은 민화와 명품이라는 생뚱맞은 조합으로 민화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다. 뉴요커답게 맨해튼 5번가에서 볼 수 있는 명품을 민화와 접목시켰다. 호랑이의 외형을 다이아몬드처럼 재해석한 착상은 압권이다. 이미지가 명료하면서 임팩트도 크다. 새로운 세계 속에서 경험한 또다른 세계를 과감하게 민화 속에 투영한 시도는 민화의 세계를 확장시켜 주는데 기여하고 있다.”